FIND A REASON TO FLY — 〈유압도〉와 먼저 움직이는 마음

전 홍세섭의 〈영모도〉 중 〈유압도〉에서 물 위를 헤엄치는 두 물오리와 그 뒤에 남은 파문을 봅니다. 확신을 기다리기보다 작은 행동으로 먼저 움직이는 마음을 읽습니다.

 

FIND A REASON TO FLY

날기 전에 이미 시작되는 움직임

전 홍세섭 유압도의 두 물오리 위에 FIND A REASON TO FLY 영문 문구를 배치한 이미지
천 개의 핑계를 없애기보다, 움직일 이유 하나를 선택합니다.

두 마리 새가 화면 위에서 아래를 향해 나아갑니다.

부리는 앞을 향하고, 몸 뒤로는 여러 겹의 물결이 길게 퍼집니다. 오른쪽의 수초는 빠르게 그어진 먹선으로 얽혀 있고, 물 위에는 짙은 먹점이 불규칙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세로로 긴 화면과 아래를 향한 새의 자세만 보면 추락하거나 날아드는 순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화면을 보면 새들이 놓인 곳은 하늘이 아니라 물 위입니다.

새의 몸을 따라 휘어지는 선은 바람이 아니라 헤엄치며 밀어낸 물의 흔적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두 마리 물오리

부감법으로 그린 두 물오리와 포물선형 물결, 수초가 보이는 유압도 전체 화면
전 홍세섭, 〈영모도〉 중 〈유압도〉, 조선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영모도〉 가운데 두 물오리를 그린 〈유압도〉입니다.

소장품 기록에는 작가가 ‘전 홍세섭’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작품이 전통적으로 홍세섭의 그림으로 전해지지만, 현재 자료만으로 친필을 확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영모도〉는 오리와 백로, 따오기, 기러기, 까치 등을 두 마리씩 수초와 갈대, 매화 등과 함께 그린 여덟 폭의 그림입니다. 원래 병풍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여덟 개의 족자로 꾸며져 있습니다.

그중 〈유압도〉는 새를 옆에서 바라보는 전통적인 구도와 달리 물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본 듯한 부감법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물오리 두 마리는 화면을 비스듬히 가로지릅니다. 몸의 앞쪽은 또렷하고, 뒤로 이어지는 물결은 옅은 먹으로 넓게 번집니다.

화면에는 새가 움직이기 전의 고요한 물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미 움직임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움직임은 흔적을 남깁니다

물 위를 헤엄치는 물오리 한 마리와 몸 뒤로 퍼지는 먹빛 물결을 확대한 세부
물오리의 몸은 멈춰 있지만, 뒤에 남은 파문은 움직임의 속도를 보여줍니다.

새가 얼마나 빠르게 헤엄치는지는 다리의 동작으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물 위에 생긴 포물선과 짙은 먹점이 그 속도를 대신 보여줍니다. 몸은 한순간의 모습으로 멈춰 있지만, 주변의 물은 그 직전과 직후의 움직임까지 드러냅니다.

그림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두 마리 새이지만, 움직임을 증명하는 것은 새 뒤에 남은 파문입니다.

사람도 무엇인가 시작하려 할 때 확신부터 기다리곤 합니다.

시간이 충분한지, 준비가 완벽한지,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지 확인한 뒤에야 움직이려 합니다.

그러나 행동이 언제나 확신을 따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글의 첫 줄을 쓰고, 운동화를 신고, 미뤄둔 연락을 건네는 작은 움직임이 먼저입니다. 그 행동이 마음의 방향을 바꾸고, 다음 행동을 부르기도 합니다.

물오리가 물을 한 번 밀어낸 뒤에야 파문이 생기듯이 말입니다.

날아오르는 것만이 시작은 아닙니다

문장은 날아갈 이유와 떨어질 핑계를 대비합니다.

FIND A REASON TO FLY
INSTEAD OF A THOUSAND
EXCUSES TO FALL.

하지만 그림 속 물오리는 실제로 날고 있지 않습니다.

이 점이 오히려 문장을 다른 방향으로 읽게 합니다.

모든 시작이 단번에 날아오르는 장면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 위에서 몸을 조금 앞으로 내미는 움직임도 시작이고, 아직 목적지가 선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번 물을 밀어내는 일도 시작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첫 행동도 대개 그렇게 작습니다.

완성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첫 문장을 적는 일, 멀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운동화를 신는 일, 모든 관계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안부를 건네는 일입니다.

시작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오늘 마음이 조금 더 향하는 이유 하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부분과 전체를 함께 보는 일

유물을 볼 때는 세부와 전체를 오가야 합니다.

새 한 마리만 확대하면 물속으로 떨어지거나 날개를 펼친 모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화면에서 반복되는 물결과 수초, 다른 물오리의 위치까지 살피면 두 새가 물 위를 헤엄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부분은 감정을 강하게 보여주고, 전체는 그 감정이 놓인 맥락을 알려줍니다.

유물의 상태를 살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곳의 얼룩이나 균열을 확대해 관찰하면서, 작품 전체의 재질과 구조, 주변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판단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습니다.

삶의 어려움을 바라볼 때도 눈앞의 한 가지 이유가 화면 전체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 이전의 실패가 남긴 기억입니다.

그 이유를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만이 지금의 전부인지 한 번 더 살펴볼 수는 있습니다.

오늘 필요한 것은 천 개의 핑계를 모두 없애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보다 조금 더 마음이 가는 이유 하나를 고르고, 물을 한 번 밀어내는 일에 가깝습니다.

날아오르지 않아도 이동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움직인 몸 뒤에는 반드시 작은 파문이 남습니다.


Object Information

Official title: Yeongmodo (Bird-and-Animal Painting)
Panel title: Yuapdo (遊鴨圖, Swimming Ducks)
Korean title: 〈영모도〉 중 〈유압도〉
Artist: Attributed to Hong Se-seop (1832–1884)
Date: 19th century
Period: Joseon Dynasty
Medium: Ink on silk
Dimensions: 119.7×47.9cm (H×W)
Format: One of eight hanging scrolls, probably originally mounted as a folding screen
Collection: National Museum of Korea
Accession Number: Duksu 1115

The museum’s current collection database records the artist as “attributed to Hong Se-seop.” The individual scene is commonly introduced as Yuapdo, or Swimming Ducks.

Image Credit

National Museum of Korea via eMuseum
KOGL Type 1 — Attribution

Slide 1 cropped from the original image and text added.
Slide 2 shows one swimming duck and the ripples around its body.
Slide 3 shows the full composition with two ducks, rippling water, and aquatic pl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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