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HUNGRY, STAY FOOLISH : 날개보다 먼저 멀리 보는 시선

조선 회화 〈해뜨는 바위 위의 매〉를 통해 STAY HUNGRY, STAY FOOLISH를 초심과 호기심, 다시 시도하는 용기의 태도로 읽어봅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붉은 해와 매가 그려진 조선 회화 위에 STAY HUNGRY STAY FOOLISH 문구를 배치한 Word Museum 이미지
날개를 펴기 전, 시선은 이미 먼 곳을 향합니다.

날개보다 먼저 멀리 보는 시선

붉은 해가 물결처럼 겹쳐진 능선 위로 떠오릅니다.

그 아래에는 청록빛 바위가 솟아 있고, 매 한 마리가 날개를 접은 채 서 있습니다. 화면 아래의 파도는 거세게 움직이지만 매의 몸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붙잡는 것은 날개가 아니라 눈입니다.

매는 당장 날아오르려는 동작을 보이지 않습니다. 긴 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고개만 돌려 먼 곳을 바라봅니다. 밝게 강조된 눈과 굽은 부리는 바다의 움직임과 다른 긴장감을 만듭니다.

움직이는 바다와 멈춰 있는 매


붉은 일출과 파도, 청록빛 바위 위 매가 보이는 해뜨는 바위 위의 매 전체 모습
전 정홍래, 〈해뜨는 바위 위의 매〉, 조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바다는 촘촘한 선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멀리 있는 물결은 산봉우리처럼 겹쳐지고, 가까운 파도는 흰 포말을 일으킵니다. 선들은 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그 한가운데 선 매는 날개를 단단히 접고 있습니다.

청록빛 바위와 붉은 해, 짙은 갈색의 매가 이루는 색의 대비도 선명합니다. 화면 곳곳에 남은 주름과 마모, 바랜 채색은 이 그림이 지나온 긴 시간을 함께 보여줍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작품을 조선시대의 〈해뜨는 바위 위의 매〉로 소개합니다. 다른 명칭은 ‘전 정홍래 필 욱일취도(傳 鄭弘來 筆 旭日鷲圖)’입니다.

정홍래는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으로 활동하며 초상화와 매 그림에 뛰어났던 화가입니다. 특히 매의 깃털과 눈, 부리와 자세를 세밀하게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배고픔을 호기심으로 남겨 두는 일


청록빛 바위와 촘촘한 물결, 매의 긴 꼬리를 확대한 해뜨는 바위 위의 매 세부
가만히 선 매의 몸 아래로 바다의 리듬은 쉼 없이 이어집니다.

바위 위의 매는 아직 날개를 펴지 않았지만, 시선만큼은 이미 먼 곳을 향합니다.

계속 배고프라는 말은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뜻보다 아직 알고 싶은 것이 남아 있는 마음에 가깝습니다.

계속 어리석으라는 말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미 아는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처럼 묻고 시도하는 태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함은 필요합니다. 반복하며 쌓은 경험은 일을 안정시키고 실수를 줄이며 판단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때때로 잘하는 모습을 지키는 데 더 많은 마음을 씁니다. 처음 품었던 호기심보다 틀리지 않는 선택을 먼저 생각하고, 서툰 질문은 조용히 접어 두기도 합니다.

초심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아닙니다

초심을 되찾는다는 것은 처음의 서툰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가지고도 대상을 처음처럼 새롭게 바라보는 일에 가깝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아직 보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고,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 앞에서 다시 질문하는 태도입니다.

박물관에서 오래 유물을 다루는 일도 이와 닮아 있습니다.

익숙한 유물이라도 이동하거나 상태를 확인할 때는 처음 대하는 것처럼 다시 살펴야 합니다. 경험은 대상을 보지 않고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아니라, 무엇을 먼저 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힘이어야 합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배고픔은 호기심으로, 어리석음은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용기로 남겨 두어도 좋습니다.

날개는 나중에 펴도 됩니다.
먼저 시선부터 멀리 두면 되니까요.


Object Information

Work: A Hawk on a Rock at Sunrise
Korean title: 〈해뜨는 바위 위의 매〉
Other title: 傳 鄭弘來 筆 旭日鷲圖
Artist: Attributed to Jeong Hong-rae (1720–?)
Period: Joseon Dynasty
Medium: Color on silk
Dimensions: 118.2 × 60.9 cm
Collection: National Museum of Korea
Accession Number: Duksu 937

Image Credit

National Museum of Korea via eMuseum
KOGL Type 1 — Attribution
Slides 1–2 cropped from the original image.
Text added to Slide 1. Slide 3 shows the full composition.

View the official museum record